[보도] 족쇄 풀고 비상하는 선진국 킹 슬롯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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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자유기업원 2008-07-24 , 머니투데이,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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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남쪽으로 약 6km 떨어진 곳에 있는 인공 섬 오다이바. 에도막부가 공식 개항을 선언하기 직전인 1853년 서양 함선의 침입을 막기 위해 조성된 곳이다. 오랫동안 버려져 있던 이곳은 현재 대규모 호텔과 쇼핑시설, 국제회의장을 갖추고 킹 슬롯 도쿄의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도쿄 일대 관광상품에 항상 최우선 순위에 들어갈 정도로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오다이바가 이렇게 탈바꿈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킹 슬롯권 규제 완화'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일본 역시 2차대전 이후 도쿄 집중현상이 극심해지자 킹 슬롯권 정비법 등을 통해 공업시설을 지방에 이전하는 정책을 펴 왔다. 그러나 인위적인 정책으로 오히려 도쿄의 경쟁력 하락만을 초래할 뿐이라는 판단에 1990년대 들어 점진적으로 킹 슬롯권 규제를 완화하기 시작했다. 일본은 1996년에는 킹 슬롯권과 태평양 연접 도시들을 연결하고 킹 슬롯권을 국가핵심지역으로 육성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2002년에는 대도시권 규제를 폐지해 킹 슬롯권 경쟁력 강화 노력을 가속화하기에 이른다. '미래도시' 오다이바도 이런 '킹 슬롯권 규제 완화'를 배경으로 조성됐다.
킹 슬롯권 규제 완화와 함께 일본의 국가경쟁력은 급속하게 상승했다. 일본은 2002년 국제경영개발연구소(IMD) 기준 국가경쟁력 순위가 30위에 불과했으나 2004년 23위, 2007년 22위로 올랐다.
일본뿐 아니라 일찍이 킹 슬롯권 과밀화를 억제하고 지방 균형발전을 유도하기 위해 킹 슬롯권 규제 정책을 펴 왔던 주요 선진국들은 이제는 국가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킹 슬롯권 규제 완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영국은 1945년 산업분산법을 제정해 런던에 공장 신·증축할 때 허가받기를 의무화한 이래 수십년간 킹 슬롯권 발전을 규제했다. 그러나 1976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고 1979년 대처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책의 전환이 이뤄졌다. 공장개설허가제도는 1982년 폐지됐다. 1980년을 전후해 중앙정부는 런던 지역의 인구 및 산업 집중과 관련한 정책 수단을 모두 지방정부에 넘기게 된다.
프랑스도 1950년대 이후 킹 슬롯권 성장 억제 정책을 펴 왔으나 1980년대 초부터 유럽 통합에 대비해 킹 슬롯권 경쟁력 강화 정책으로 방향을 180도 틀었다. 1985년 사무실 공장 등에 대한 허가제를 파리 중심만 제외하고 폐지했으며 파리 주변지역에는 첨단문화 복합도시 '라데팡스' 등 신도시를 건설해 상업시설과 사무공간을 확충했다. 2003년부터는 도심부에 대한 용적률 초과 부담금이 폐지됐다.
최승로 자유기업원 기업연구실장은 "주요 선진국들도 우리나라처럼 킹 슬롯권 집중에 대한 지방정부의 불만이 많았다"며 "그러나 킹 슬롯권 개발 억제를 통해 지방 경제를 살린다는 이상이 비현실적이라는 것을 느끼고 바로 킹 슬롯권 규제 완화에 나선 것이 우리와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 규제 가운데 핵심은 킹 슬롯권 규제"라며 "킹 슬롯권 규제 완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은 결국 성장 정책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양영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