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에 일자리창출·임금인상 재계 “외려 고용 장벽될 것”전국경제인연합회 부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10일 “임금을 인상하더라도 내수 진작으로 연결되기 어렵다”며 최근 불거진 ‘임금 인상 논란’에 가세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적정 수준의 임금 인상 없이는 내수가 살아날 수 없다”고 발언한 다음 날 한국
경영자총협회가 “올해 임금인상률을 1.6% 안에서 조정하라”고 임금 인상 자제를 회원사에 권고한 데 이어 경제단체들이 잇달아 반대 견해를 내고 있다
한경연은 이날 ‘민간소득·지출
패턴변화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임금이 인상돼도 내수진작으로 연결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2006∼2013년 경상소득은 31.6% 증가했지만 소비지출은 22.0% 증가하는 데 그쳤다”며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가계는 불요불급한 소비를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경연은 주류·담배(-1.6%)와 통신(8.9%),
교육(9.3%) 등의 소비 증가율은 낮은 데 반해, 개인연금보험지출(127.0%) 등의 증가율은 높다는 점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또 가계 평균 소비성향이 낮아진 것은 2006∼2013년 ‘비소비지출(조세·연금·사회보장)’(36.9%)과 저축 및 부채감소를 위한 ‘기타 지출’(47.2%)이 증가, 소비지출에 쓸 수 있는 금액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한경연은 분석했다.
한경연은 2006∼2013년 가계소득은 30.6% 증가했지만, 이 중
사업소득 증가율은 19.2%에 불과해 소득증대 부문에서 임금 근로자보다 자영업자 소득 부진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와 여야 정치권이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통한 ‘소득주도 성장론’을 강조하고 나서자 기업들은 ‘고용률 70%’ 달성 등 고용 창출과 ‘임금 인상’이라는 상충되는 정부의 요구에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최저임금 등 임금 인상을 단행할 경우 저임금 근로자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취업 준비생들에게는 또 다른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현재의 높은 최저임금 수준은 저임금 근로자 생계보호라는 최저임금제의 당초 목적을 벗어나 오히려 노동시장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는 등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