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하락 땐 함께 피해… 기존 분석과 달라 관심
“이익 방향성 크게 달라 소액 주주들만 큰 피해”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저지에 나선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엘리엇)가 합병이 무산돼도 이익을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의결권 자문기구인 ISS가 합병 무산 시 삼성물산 주가가 22.6%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데 이어 국내 금융투자 업계 대부분도 주가 하락을 예상한 상황에서 합병 무산 시 주가 하락 피해를 일반 소액 주주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될 위험성이 높다는 의미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14일 “헤지펀드는 주가 상승 시 주식 공매도 및 주식선물매도를 통한 이익 확정을 해뒀을 수 있다”며 “가정에 불과하지만 이러한 이익 확정은 파생상품시장에서는 흔히 쓰이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헤지펀드는 추가적인 주가 급락이 있더라도 충분히 손실을 보지 않거나 추가적인 이익을 거둘 수 있다”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무산돼 주가가 급락해도 지분 변동 없는 이익 확정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백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주가가 상승해야만 이득을 볼 수 있는 구조인 일반 주주와는 이익의 방향성이 크게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주가 등락에 상관없이 이익을 낼 수 있는 해당 헤지펀드의 추가적인
자금투입을 통한 현물 매수 및 지분경쟁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며 “결국 슬롯 사이트 제작 무산 시 주가 하락 피해는 일반 주주에게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앞서 금융투자 업계는 삼성물산이 제일모직과의 합병에 실패할 경우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미국 의결권 자문기구인 ISS가 합병 무산 시 삼성물산 주가가 22.6%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데 이어 현대증권과 유진
투자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도 잇달아 합병이 무산되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가가 동반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는 보고서를 내놨다.
이 같은 상황에서 소액주주들이 슬롯 사이트 제작안에 어떤 의결권을 던질지 한층 추이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애초 ‘캐스팅보트’로 여겨온 국민연금이 슬롯 사이트 제작에 찬성하기로 가닥을 잡은 상황에서 24%의 지분을 확보한 소액주주들의 표심에 따라 이번 슬롯 사이트 제작의 성사 여부가 좌우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방승배·장병철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