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조세재단 2016지수 발표

재산세·국제조세 포함하면 작년보다 1단계 하락한 12위
“법인세, 경제성장과 밀접관계… 인상땐 경쟁력 더 떨어질 것”

법인세, 재산세, 국제조세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조세 경쟁력이 점점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는 정치권을 중심으로 법인세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에 반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파격적인 법인세 인하를 추진하고 있는 것과도 대조적이다.

14일 미국 조세재단이 최근 발표한 ‘2016년 조세경쟁력지수(ITCI)’에 따르면 우리나라 조세 경쟁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가운데 12위를 차지했다.

조세경쟁력지수란 각 국가가 얼마나 합리적인 조세체계를 갖고 있는지 평가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 조세재단은 2014년부터 OECD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각국의 조세체계를 검토한 뒤 이를 지수화해 발표하고 있다.

재단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ITCI는 100점 만점에 70.0점으로 미국, 프랑스, 일본 등 보다는 높지만 에스토니아, 뉴질랜드, 스위스 등보다는 낮은 평가를 받았다. 전년도 71.6점에서 1.6점 하락했으며, 순위도 11위에서 12위로 내려갔다. 우리나라는 법인세제가 복잡해지면서 순위가 떨어졌다. 특히 재산세와 국제조세 분야에서 상당히 낮은 평가를 받았다. 미국 조세재단은 법인세, 소비세, 재산세, 개인소득세, 국제조세 등으로 세분화해 조사를 한 뒤 이를 합산해 최종 ITCI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는 법인세 분야에서는 60.2점을 획득, 20위를 차지했다. 2014년(13위), 2015년(15위) 등 갈수록 법인세 분야 조세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태다. 자유경제원 관계자는 “과도한 법인세 부과는 저임금, 투자 배당금 저하, 소비자 가격 상승 등을 유발하는 등 경제 성장과 기업 경쟁력과 매우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는다”며 “법인세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법인세 분야 조세 경쟁력은 더욱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같은 조사에서 법인세 분야에서 OECD 최하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자가 선거 과정에서 기업 경영 환경 개선을 위해 법인세 파격 인하를 밝힌 바 있어 주목된다.

우리나라는 재산세 분야에서도 높은 부동산세율과 자산거래세로 인해 낮은 평가(56.5점, 26위)를 받았다. 우리나라는 국제조세 분야에서 41.8점(32위)로 가장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의 국외소득에 대해 높은 이중과세를 부과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기업의 해외시장 확대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자유경제원은 설명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