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 [연합뉴스 자료사진]
자유경제원 세미나에서 동국대 김상겸 교수 제기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정부가 규제 완화를 추진하려면 법령의 방식부터 현행 '포지티브 제도'에서 '네거티브 제도'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는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자유경제원에서 열리는 '법체계의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으로 발제할 예정이다.
네거티브 제도란 어떤 행위를 원칙적으로 자유롭게 허용하면서 예외적인 경우에 금지를 가하는 방식이다. 반대로 포지티브 제도는 특정 행위들을 기본적으로 금지하면서 허용을 예외적으로 해주는 방식이다.
김 교수는 "법치국가의 작동 원리는 헌법의 기본권은 최대한 보장하고 국가의 통치 권력은 최대한 규율하는 것"이라며 "따라서 법치국가의 법체계는 네거티브 제도가 원칙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행정부의 규제만능주의와 입법부의 법률만능주의가 합쳐져 불필요한 법률이 쌓이면서 포지티브 법체계가 구축되고, 규제가 과도하게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규제가 이미 만들어진 이상 이를 완화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규제 방식 자체를 '규제 비용 관리제'나 '규제 일몰제 강화' 등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입법권을 가진 국회가 법률을 제정할 때 네거티브 규제를 추진하도록 입법 평가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경제원은 김 교수 발제에 관해 "법체계의 근본적인 개혁을 위해서는 용어부터 바꿀 필요도 있다"면서 "포지티브 제도를 '규제 우선 제도'로, 네거티브 제도를 '자유 우선 제도'로 정명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h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