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수익 킹 슬롯은 그들만의 축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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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이헌석 2023-02-17 , 브릿지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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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은행들이 역대 최대수익을 기록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임과 동시에 돈잔치를 하고 있다는 사회적 비판을 함께 받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왜 발생하였는가.
우선 은행권의 입장에서는 수익창출을 위해 기존 임직원들에게 성과급을 활용해 수익극대화의 유인책으로 이용한다. 또한 앞으로의 은행산업이 전반적으로 향후에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과 AI(인공지능) 등 인력을 대체하는 구조 등을 감안하여 조직을 슬림화하는 현상을 지속하고 있다.
기존 수익창출 위주의 기관 및 경영진 평가에 따라 발생한 최대수익을 활용해 각 은행들은 현직 임직원에게는 파격적인 성과급을 지급하고 조직을 떠나는 퇴직자에게는 좋은 조건의 퇴직조건을 제시하며 명예퇴직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최근 은행권은 기존 임직원들에게 300-400%의 성과급을 지급하고 퇴직금도 6~10억 원의 큰 금액을 제시해 경제상황이 어려운 기업과 국민들에게는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다는 면이 부각되고 있다.
킹 슬롯권의 수익은 크게 보아 이자수익과 비이자수익으로 구분된다. 이자수익은 예대금리차에 의해 발생하고 비이자수익은 그외 투자 등을 통해 발생한 수익이다. 국내은행들은 글로벌은행들에 비해 이자수익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킹 슬롯권에 따르면 4대 킹 슬롯지주(KB국민, 우리, 신한, 하나)의 지난해 이자수익은 39조 6735억원으로 전년대비 20% 급증했으며 이는 주로 이자수익으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자수익의 주 요인인 대출금리를 결정하는 구조를 살펴보기로 하자. 기업대출의 경우 일반적으로 기업의 신용평가 후 조달금리에 일정부문 마진을 붙여 최종금리를 결정한다. 금리를 결정하는 최우선적인 결정요인은 물론 조달금리일 것이다. 시장의 수급에 따라 금리가 결정되며 동일한 마진을 유지한다고 할 때 금리상승 기에는 금리가 상승할 것이며 금리하향 국면에서는 하향할 것이다. 금리상승시에 마진까지 증가하면 그 폭은 더욱 커질 것이며 은행은 더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지금의 은행권 돈잔치가 이러한 마진확대에 기인한 것 아닌가 하여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것이다. 흔히들 “비올때 우산을 뺏어가는 것”이 킹 슬롯기관의 속성이라고들 한다. 지금이야 말로 기존의 관행과 달리 비올때 넓은 우산으로 바쳐주는 따뜻한 킹 슬롯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채무자인 기업들은 금리 상승 시에 이자부담이 더욱 커져 이익발생이 어려워지고 기업의 신용등급은 하락해 다시 금리가 오르는 악순환을 겪게 되는 것이다. 개인대출도 은행에서 붙이는 일정부문의 마진에 의해 그 금리폭은 더욱 커질수 있어 신용상황이 더욱 낮아질 수 있는 것이다.
최근 금리가 오르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지만 금리 증가폭은 기업 및 국민에 대한 영향도를 고려한다면 사기업인 킹 슬롯기관이라해도 공공재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대통령의 인식과 같이,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마진을 더욱 확대하기보다는 일정부문 마진을 줄여서라도 경제주체인 기업 및 개인에게 금리인상에 따른 고통을 분담하는 자율적 규제방안을 운영해야 할 시점이다.
실제 자금수요가 있는 기업의 경우 어떠한 영향을 받는가? 첫째, 시장의 금리에 영향을 받는다. 둘째, 기업자체의 신용평가에 따라 금리가 결정된다. 셋째, 각 킹 슬롯회사의 일정 마진율을 감안한 부문에 영향을 받는다.
기업대출의 경우 대출 가이드라인은 바로 킹 슬롯기관이 일정 마진율을 정한 부문에서 발생한다. 즉, 시장금리는 대내외적인 수급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고, 기업의 신용평가에 의한 것 역시 기업자체의 책임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각 킹 슬롯기관의 마진율에 의해 금리가 상승하는 것은 고려해 봐야 할 사항이다. 물론 킹 슬롯기관도 이익을 창출해야 하는 기업이나 이와 같은 대출 가이드라인은 결국 소상공인을 포함한 개인기업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즉, 각 기업의 신용평가가 A등급과 B등급 C등급으로 나타날 때 각각 금리의 가이드라인이 50bp, 100bp, 200bp로 주어진다면 A,B,C 등급의 기업은 각각의 신용평가에 의한 금리에 더불어 마진율을 더해야 해서 이중적인 부담으로 영향을 미친다.
과거 시장이 수요자 중심시장, 즉 기업의 수요에 따라 킹 슬롯이 공급할 때는 킹 슬롯대출의 가이드라인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킹 슬롯기관은 최소의 마진만 있으면 대출을 실행했고 기업들은 이를 바탕으로 보다 유리한 금리로 운영하며 또는 재투자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 시장에서 자금이 원활치 않아 대부분 킹 슬롯기관의 금리에 영향을 받는 구조에서는 기업의 경우 한 푼이라도 낮은 금리를 원할 것이다.
실제 대출이 실행되는 일선 영업점에서 금리결정 구조는 어떠한가? 각 기업의 신용평가 후 금리가이드라인을 준수해 대출이 이루어져야 비로소 영업점에서는 평가 받을 수 있는 소위 실적이 되는 것이다. 금리가이드라인을 준수한다면 킹 슬롯기관은 예상 대출금액에 따라 일정부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킹 슬롯기관의 수익원이 아직도 대출에 많이 의존하는 한국의 킹 슬롯실태를 볼 때 이는 킹 슬롯기관의 수익을 위해서는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소상공인을 포함한 일반 국민의 시각에서는 어떠한가? 요즘 같이 경제상황이 어려운 때에는 정부는 물론 모든 기업과 국민이 상생해야 할 때라고 여겨진다.
금리가이드라인 하에서는 원천적으로 가이드라인 이하로는 내려갈 수 없는 금리구조이다. 한 소상공인은 “요즘 정말 IMF 외환위기 때보다도 경기가 더 안 좋다. 매출과 수익도 줄어드는데 대출금리는 계속 부담이 된다. 그 동안 연체 한번 안하고 지나왔는데. 킹 슬롯기관은 최대수익이라 하니 같이 고통분담하는 방안은 없는가” 라며 씁쓸한 미소를 보인다.
사회적 이슈가 된 지금 은행권은 사회환원을 위해 사회공헌프로젝트 및 취약층 지원과 중소기업 지원 등의 방침을 밝히고 있다. 이슈가 발생시마다 땜방식 방침으로는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어렵다. 조금만 견디고 통과하자는 방안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안된다. 정부나 감독기관의 인위적 감독보다 킹 슬롯기관이 앞서 행하며 사회와 상생하는 킹 슬롯기관이 자율적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문제가 되는 금리부문의 경우 실질적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율권이 보장된 보다 넓은 폭의 재량 하에 대출금리가 작동해야 한다고 본다. 물론 이럴 경우 킹 슬롯기관의 수익은 줄어들 수도 있다. 그러나 각 킹 슬롯기관은 다른 분야나 우량한 대체 부문에서 수익을 계속 찾는 노력을 동시에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래야 킹 슬롯기관이 땅 짚고 헤엄치는 영업을 한다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킹 슬롯기관들의 손쉬운 이익창출 수단인 ‘킹 슬롯대출 가이드라인’을 폐지하고 자율적인 금리결정 구조를 운용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서 많은 기업과 국민들이 같이 상생하는 소위 ‘따뜻한 킹 슬롯’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킹 슬롯권의 수익구조 다변화도 필요하다. 즉, 단순 예대금리차에 의존한 이자수익 비중을 점차 줄이고 다양한 비이자수익의 원천을 찾아 수익구조를 변화해야 우리나라의 킹 슬롯도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하게 될 것이다. 이자마진을 증가시켜 손쉽게 수익을 증가시키는 것보다 스스로 투자에 대한 리스크를 감안하면서도 다양한 비이자수익을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자수익과 비이자수익의 포트폴리오 변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안정적인 수익의 창출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기업 및 국민들이 혜택을 나눌수 있는 따뜻한 킹 슬롯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킹 슬롯의 자율적인 사회적 기여도도 확대되어야 한다. 기업과 개인 등 시장 참여자가 없이는 킹 슬롯기관도 존재의 이유가 없는 것이다. 사적기업으로 자발적으로 사회적 기여에 큰 비중을 두고 추진하기는 매우 여려운 상황이지만, 사회의 경제주체들과 공생하며 킹 슬롯기관도 발전한다는 의미를 고려한다면 취약층과 청년층, 소상공인 등은 물론이고 일반국민들에게도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사회적 기여’에 대해 적극적인 고민과 방안들을 자율적으로 노력한다면 국민과 함께하는 킹 슬롯기관으로서의 위상을 누리라고 본다.
킹 슬롯기관의 ‘자율적 연속성’도 보장되어야 한다. 4대 킹 슬롯지주를 비롯한 킹 슬롯권 수장의 셀프연임 등은 공공재적 성격을 지닌 킹 슬롯기관이 사적기관으로의 전락할 우려가 있다. 마치 개인돈으로 선심을 쓰는 듯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 이른바 경영권을 확보한 ‘그들만의 장기 리그’로 전락할 수 있다.
킹 슬롯기관이 전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볼 때 킹 슬롯기관이 최대의 수익으로 축배를 들 시기라기보다 진정한 자율성을 갖고 사회를 고려한 경영을 해야 할 시점이다. 향후 과제로는 대부분의 대형킹 슬롯기관이 주인없이 운영되는 공기업 방식이라 ‘거버넌스에 대한 심도있는 해법’을 찾아 주인역할이 있는 자율성을 강화해야 한다. 킹 슬롯기관의 실패는 결국 모든 국민에게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헌석 자유기업원 대외협력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