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TV만 잘 나오네" MBC 마카오 슬롯의 역설

MBC 노조는 26일오전 6시를 기해‘방송 관계법 상정‘에 반대하며 전면 마카오 슬롯에 들어갔다. 노조원들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MBC방송센터 2층에 모여 마카오 슬롯 출정식을 가졌다. 지난해 12월 방송 관계법이 국회에 제출됐을 때 마카오 슬롯을 벌인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그러나 시청자들은TV화면에선 마카오 슬롯의 흔적을 별로 느낄 수 없을 것이다.

이날 오전MBC에선‘뉴스 투데이‘나‘생방송 오늘 아침‘같은 프로그램이 별문제 없이 방송됐다. 오락 프로그램이나 주로 외주 제작사들이 만드는 드라마도 방송에는 차질이 없다. 일부 뉴스 프로그램의 진행자들이 비(非)노조원으로 대체된 것 정도가 눈에 띌 뿐이다. MBC관계자는"대체 투입할 인력이 있기 때문에 방송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노조원들이 대거 마카오 슬롯에 참여했는데도 방송에 차질이 없다는 것은 역설적으로MBC에 얼마나 많은‘잉여 인력‘이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발간한‘방송산업실태조사보고서‘를 보면, MBC서울 본사에는 1765명이 근무하고 있다. 똑같이 1개 채널을 갖고 있는SBS에선 884명이 일하고 있다.

MBC는 지난 2007년 777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SBS는 635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인력은MBC가 2배나 많은데 수익에서는 그만한 차이가 나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다MBC직원들의 1인당 평균 인건비는 연간 1억원이 넘는다.

일반 기업이라면 도저히 견딜 수가 없는 상황이다. 자유기업원 최승노 박사는"1인당 매출과 생산성에 있어서MBC가 얼마나 방만한지를 보여준다"면서"민간기업 같으면 일찌감치 시장에서 퇴출됐겠지만, 지상파라는‘인위적‘독과점 시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기업마다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졸 신입사원의 임금을 깎고 그렇게 해서라도 일자리를 나눠 갖자고 아이디어를 모으는 요즈음이다. 과연‘배부른 마카오 슬롯‘을 다시 시작한 이들을 국민은 어떻게 생각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