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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아리스 토크 랏 슬롯도 출신 성분 따지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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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업원 2007-09-10 , 중앙일보, 10면
론스타가 외환은행 지분 매각으로 4년 만에 5조원의 차익을 거뒀다는 소식에 속이 쓰릴 수밖에 없다. 5조라는 돈이 얼마만한 돈인가. 현대차가 지난해 벌어들인 1조2344억원(영업이익)의 4배가 넘는 금액이다. 이 돈을 벌기 위해 현대차는 수만 명의 인력과 수천 억원의 연구개발(R&D)비를 투입해 자동차 200만 대를 전 세계에 팔아야만 했다. 그런데 론스타는 수십 명의 인력과 1조3832억원을 투입해 간단히 5조원을 챙겼다.

사실 외국 아리스 토크 랏 슬롯의 '먹튀'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뉴브리지캐피털은 제일은행을 인수해 1조원 넘게 남겼고, 한미은행을 인수한 칼라일펀드도 6600억원을 벌었다.

하지만 배 아프다고 흥분할 일이 아니다. 차분히 아리스 토크 랏 슬롯면서 고쳐야 할 대목이 있으면 빨리 손질해야 한다. 앞으로 외환은행보다 훨씬 큰 우리금융지주.현대건설.하이닉스 등이 줄줄이 매각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똑같은 실수를 두 번 반복하는 것은 미련한 짓이다.

요즘 한국에 새로 투자한 외국인을 만나면 두 가지 면에서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다. 하나는 한국의 놀라운 산업 포트폴리오이고, 또 하나는 낙후된 금융산업이다. "반도체.휴대전화.자동차.철강.조선.화학 등 다양한 업종에 걸쳐 나름대로 세계적 경쟁력을 지닌 국가를 보지 못했다." 한 외국인 투자자는 "일본을 제외하면 한국만큼 황금의 산업 구성을 가진 나라는 흔치 않다"고 감탄했다.

반면 '금산(金産) 분리'에는 혀를 찬다. 한 외국인 투자자는 "낙후된 금융산업에 경쟁을 촉진해야 할 터인데 왜 보호막을 치느냐"고 했다. 그는 오히려 세계적 경쟁력을 지닌 산업아리스 토크 랏 슬롯이 금융 쪽에 더 많이 흘러 들어와야 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국내 산업아리스 토크 랏 슬롯이 '의결권 있는 은행 주식을 4% 이상 갖지 못한다'는 금산 분리는 낡은 규제다. 예전에 돈이 쪼들리는 기업이 은행을 사금고처럼 여기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다. 지금 기업들은 거꾸로 돈이 남아돌고 있다.

경기개발연구원 김이석 박사는 "외환위기 이후 외국계와 토종 아리스 토크 랏 슬롯의 구별은 사라졌다. 그런데 왜 국내 아리스 토크 랏 슬롯에는 아직도 금융아리스 토크 랏 슬롯.산업아리스 토크 랏 슬롯으로 출신 성분을 구분하느냐"고 지적했다. 차라리 모든 아리스 토크 랏 슬롯의 국적.업종별 출신 성분을 따지지 말자는 것이다. 귀담아 들어야 할 지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 또다시 '제2의 론스타' '제2의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태가 재연될지 모른다.

손해용 경제부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