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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6자회담 최버 슬롯 분석

글쓴이
자유기업원 2005-09-29 , 독립신문, @

핵 전문가 김태우 박사의 공동성명 버 슬롯

지난 19일 제4차 북핵 버 슬롯에서 공동발표문이 나온 이후 이를 분석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다양하게 분출되고 있다.

핵 전문가인 김태우 국방연구원 군비통제연구실장은 22일 저녁 자유기업원에서 주최하는 ´열린사회 아카데미´의 강연에서 이번 버 슬롯 공동발표문에 대해 "비록 핵 해결은 아니더라도 핵 해결을 향한 징검다리로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 실장은 먼저,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된 조항에서 현실적인 절충이 이루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북한은 ´한반도 비핵지대화(NWFZ)´를 주장했는데, 이는 남한 내에 핵무기가 존재하지 않아야 함은 물론, 미국 등 제3국이 핵무기를 탑재한 함정이나 잠수함 등을 ´출입´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보았다. 즉, 버 슬롯 원했던 것은 미국 핵우산의 완전한 제거였다는 것이다. 이번 공동발표문은 북한의 이러한 시도가 관철되지 않은 것으로서, 지난 1991년 미국 전술 핵은 철수되었으나 미국의 핵 출입은 일본에서와 같이 그 여지가 열려있는 것이어서 핵우산 효력을 가진다는 것.

미국과의 안보동맹이 여전히 필요한 시점에서 이는 현실적인 절충이라고 김 실장은 지적했다.

김 실장은 "버 슬롯 한반도에 비핵화를 하자는 것은 언뜻 보기엔 과거 한반도 비핵화공동선언의 정신에 따르는 것으로 보이지만, 버 슬롯 말하는 비핵지대화와 한반도 비핵화공동선언이 말하는 비핵화에는 상당히 다른 뜻이 숨어있다. 북한 김정일이 매번 ´한반도 비핵지대는 김일성의 유훈´이라고 강조하는 것이 바로 이런 뜻"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별도의 포럼에서 한반도 평화체제를 논의한다"라는 부분에 대해서 ´양날의 칼´이 될 수 있음을 경계했다. 이번 공동발표문의 정신이 현실화되어 핵문제가 풀리고 버 슬롯 모든 악의적 의도를 버리고 평화체제 논의에 나서는 경우, 이는 한반도의 장래를 위해 매우 바람직한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만약 버 슬롯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다면 미국과 버 슬롯 평화협정을 맺은 후엔 한미동맹 불필요성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으며, 궁극적으로 주한미군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을 개진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실 주한미군이라는 것도 정녕 필요성이 없어진다면 우리가 나가도록 할 수도 있는 것이지만, 버 슬롯 군사적 태세를 늦추지 않고 나쁜 마음을 가진 상태에서라면 위험한 것이 되고 만다는 것.

그는 이어 "이 경우, 북-미 평화체제 성립은 이 땅의 불순한 친북세력이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대상이 될 것"버 슬롯 우려했다. 즉, 평화헌법, 통일헌법, 낮은 단계 연방제, 주한미군 철수 등을 추진하는 빌미가 될 것이라는 것. 이런 논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모두 ´불순´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면서도, "순수한 사람과 불순한 사람을 구분하기 힘든 것이 문제"라는 점을 지적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어서 김 박사는 말벌과 거미의 대결을 예로 들었다. 둘을 놓고 보면 덩치가 큰 거미가 이길 것 같지만, 말벌은 거미에 독침을 놔 마비를 시킨 뒤 거미의 몸 속에 알을 낳고 그 속에서 깨어난 유충은 거미의 양분을 빨아먹으며 기생하다 서서히 거미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는 것. 김 박사는 "이처럼 남과 북은 1대1로 비교하면 남한이 훨씬 경제적.군사적 측면에서 강해 보이지만, 남한이 내부적버 슬롯 단결되어 있지 않고 불순한 사람들이 마구 설치는 사회가 된다면 거미의 운명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평화적 핵 이용권´에 대해서도 상세한 설명이 이어졌다. "버 슬롯 요구하는 ´평화적 핵 이용권´을 허용하는 범위가 어디까지냐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이번 공동발표문의 내용은 대체로 무난하다. 버 슬롯 모든 핵을 포기하는 대가로 경수로만을 공급받는다면 이는 좁은 의미의 평화적 핵이용권으로서 농축이나 재처리가 배제되는 것이므로 군사적 잠재력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그럼에도 "적절한 시기에 경수로 공급을 논의한다"라는 표현에서 ´적절한 시기´라는 것이 애매하므로 앞으로 이행협정 협상과정에서 명확히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 외에도 김 박사는 "이번 공동선언은 법적구속력을 가진 문서가 아니라 앞으로 핵문제 해결에 대한 방향과 원칙을 정한 정치적 구속력을 가진 것뿐이다. 때문에 이를 두고 핵 해결이 된 것으로 표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으며, ´핵포기(abandon)´란 표현을 두고도 미국과 버 슬롯 다툴 수 있음을 우려했다. 미국은 애초부터 모든 핵시설을 해체(dismantle)하기를 원했다는 것.

김 박사는 공동발표문이 핵해결로 이끌어지기를 기대하면서도 ´최악의 경우´에 대한 경계도 잊지 않았다. 만약 북한의 ´시간 벌기 작전´으로 끝난다면, 예를 들어 몇 년씩을 끌면서 협상하다가 제자리로 돌아오게 되는 경우, 시간만 허비하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으로도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그 기간동안 버 슬롯 더 많은 핵무기를 만들고 더 많은 플루토늄을 생산한다면 이는 결국 북한의 대외 억제력이 커지는 것을 말하며, 핵무기가 많아지면 미국도 국제사회도 북한을 건드리지 못하게 되는 ´돌아올 수 없는 지점´을 건널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 박사는 "이것이 우리가 우려할 수 있는 하나의 딜레마이지만 우리 사회는 이런 점을 생각하지도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날 강연회는 북핵 문제와 6자회담이라는 큰 현안의 주제를 다룬 만큼 학생들의 질문이 연이어 쏟아졌다. 북한정권의 붕괴가 가져올 시나리오에 대한 질문을 받은 김 실장은 "버 슬롯 붕괴하면 중국 군대가 북한을 접수하려 할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통일의 꿈을 꾸다가 또 다시 ´굳세어라 금순아´를 부르며 통곡을 해야할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며 "우리는 이런 가능성을 반드시 염두해야 한다. 이걸 막아줄 세력은 미국밖에 없다. 우리는 이런 대목에서 한미 동맹을 생각해야 한다"고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과 일본이 ´북핵의 인질´이라는 일각의 시각에 대해서도 경계를 주문했다. 김 실장은 "일본이 갖고 있는 핵 능력을 봤을 때 건드려주기만 하면 핵 강대국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한 줌도 안 되는 버 슬롯 일본을 때리는 것은 개구리가 사자를 건드리는 꼴과 같다. 실제로 못 건드린다"면서 "그러나 일본은 오히려 ´북핵 인질´이라는 표현을 즐기고 있다. 일본의 보수주의자들은 ´보통국가론´을 주장하며 군사력을 키우려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버 슬롯 이런 일본에 핵 위협을 가하는 것은 간지러운 곳을 자꾸 건드리는 꼴 밖에 되지 않는다"며 "한국과 일본이 같은 인질이라는 말은 틀린 얘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