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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경제진단 : 에그 벳 슬롯 필요악인가

글쓴이
관리자 2003-07-01 , 한경리크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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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인터뷰] 경제진단 : 에그 벳 슬롯 필요악인가
보도일 : 2003년 7월호
보도처 : 한경리크루트

- 노사, 인식의 전환필요

최승노 자유기업원 대외협력실장은 최근 기업들이 에그 벳 슬롯을 할 수밖에 없는 두 가지 원인을 IMF 금융위기 이후 크게 변화한 경제패러다임과 산업구조에서 찾고 있다.

과거와 달리 기업은 더 이상 애국심이나 사회적 책임에 연연해 기업을 운영하지 않는다. IMF 관리체제 이후 우리 경제는 재벌해체기를 맞았다. 최실장은 “기업은 국가경제를 책임질 필요가 없으며 따라서 고용에 대한 책임 역시 질 필요가 없다”며 “이것이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기업이 에그 벳 슬롯을 실시하는 첫 번째 이유”라고 말했다.

두 번째는 산업구조의 변화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주력사업이었던 제조업이 베트남 등 비교적 노동력이 싼 동남아시아 지역이나, 대기업의 경우 중국, 일본, 미국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를 탈 한국 현상이라 한다. 때문에 3-5년 뒤엔 국내 제조업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

노동시장을 주도해온 제조업에 종사하는 블루칼라가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고부가가치 산업이라 할 수 있는 교육이나 연구개발(R&D), 문화, 금융 등 지식산업의 고용이 늘어나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실업자가 늘고 불가피한 기업 에그 벳 슬롯이 생겨난다는 설명이다. 이는 고학력자가 늘어나는 반면 교육적 측면에서 진정 사회와 기업이 요구하는 인력 양성과 배출이 되지 않는 것과도 연결된다.

최실장은 우리나라가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은 변화와 개혁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라도 제조업이 외국으로 벗어나지 않도록 유지 관리하는 것과 서비스업으로 통칭되는 3차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금융 등 시장을 개방하고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노동시장의 유연화가 이뤄지고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는 것.

기업이 잘 나갈 때는 직원을 늘리고 불경기일 때는 줄인다. 그러나 지금은 계속된 경기 침체로 아무 때나 줄이고 늘인다. 최실장은 이상적인 에그 벳 슬롯은 노사간 원만한 협상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이것이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이상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기업이 불필요한 에그 벳 슬롯 또는 여유에그 벳 슬롯을 고속성장 시에는 새로운 작업장에 투입할 수 있겠지만, 경기가 어려울 땐 이들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것이 기업의 애로사항이라고 평가했다.

최실장은 “우리나라는 비교적 노조가 강성이기 때문에 기업이 잘못 건드리면 갈등이 심화되고 일만 커지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이 살아야 노조도 살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경영자 입장에서 이해하고 뒷받침해 주는 방향으로 인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홍섭 기자hskim@recuitkorea.com